2024년 10월 12일, 꽃동네 일원
이동영 @dupin29 [email protected]

꽃동네 마을 투어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
길을 다니다가 돌 틈새에 피어나 있는 꽃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또 이와 비슷하게 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짧은 글귀가 마음을 울리기도 합니다. 저는 ‘꽃동네’라는 이름답게 꽃을 심고 싶지만, 식물을 키우는 재주는 없기에 꽃동네에 저만의 글귀가 담긴 숨겨진 간판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10월 12일 오후, 꽃동네를 돌아다니며 간판을 심습니다. 함께 꽃동네를 둘러보시겠어요?
굳이 일부러 더러운 곳을 찾아다녀 본 적이 있었나? 물론 내 생활반경을 청소할 때야 더러운 곳을 닦기 위해 찾아다니겠지. 하지만 그곳을 청소해야 하는 의무나 책임이 없다면? 가령 꽃동네 골목골목이라든가. 이날 동영 님과 우리들은 일부러 꽃동네의 더러운 구석을 찾아다녔다. 때가 잔뜩 낀 곳이라야 글씨가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10월이라지만, 가을 땡볕도 무시할 게 못 된다. 물청소를 하지 않고 따라다니며 사진만 찍는데도 더웠다.

그리고 당일 일어난 황당한 사건…. 약 2주 전부터 글자를 새기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하며 눈여겨보았던 벽(조건 하나, 사유지가 아니며, 조건 둘, 적당히 더러워서 글자가 잘 새겨지는 벽)이 있었는데, 동영 님이 꽃동네에 관심을 가진 이후로 한동안 아무 일도 없다가 하필! 글자를 새기는 날에 마침 철거되고 있던 웃픈 해프닝이 있었다.
당장은 아무것도 못하는 곳이 되었지만, 사라져가는 모습도 함께 모으고자 했기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이야깃거리가 늘어나 다행스럽기도 한,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찜했던 벽(글자 새기기 좋겠는데? 🥴)

벽 와장창, 이동영 억장 와장창

산장아파트 단지 내 야외 수영장
오래 자리 잡은 꽃동네의 간판들을 보며 꽃동네가 가진 고유성을 탐구하고, 새로운 문자들을 꽃동네에 새김으로써 꽃동네에 기획자만의 가치를 부여하려 했습니다.
기획자 동영 님 왈, 원래는 뱅크시처럼 혼자서 꽃동네 곳곳에 몰래 새기고 빠지는 모습을 생각했으나 재단의 모니터링 팀도 오시고, 아카이빙 팀도 붙었으며, 참여자도 생겨서 몰래 치고 빠진다는 계획과는 다르게 ‘동네투어및청소참여형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해서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모두가 이 작업을 관심있게 지켜 보았기에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모습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참여형 프로그램이 아니었지만 참여형 프로그램이 되었고, 투어프로그램이 아니였지만 투어프로그램이 되었으며, 제가 청소를 하는 부분은 그저 글자가 뚫려있는 스탠실 내부였는데도 동네 청소프로그램이 되어있었다는 사실에 내심 당황했습니다.


참여자로 동행한 서준이! 삼촌들을 따라서 한 번 시도해 본다. (어, 제법 자세가 나오는데?)

상당히 더웠을 텐데, ‘동네투어및청소참여형프로그램’에 참여해 주신 지원 님께도 감사.


